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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이색의 목은시고 제28권에서 발췌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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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인 댓글 0건 조회 300회 작성일 23-09-02 17:20

목은 이색이 쓴 시에서  우리 선조님들과 관련된 글 3편을 소개합니다.


첫째 이 글은 목은이 우리 염제신(곡성부원군) 중시조님과 관련된 글입니다.

       참고로 중시조님의 신도비를 왕명에 의하여 쓰셨습니다.


 [출처] 목은시고 [이색 1328-1396] 제28권 시(詩) 51편 작성자 상생

며칠 전에 곡성부(曲城府)를 찾아가 뵈었을 때()은 있었으나 매화는 없었다그런데 이번에 내가 얻은 분매(盆梅)가 활짝 피었는데 감히 오셔서 감상하시라고는 못하겠기에 종학(種學)에게 특별히 명해서 갖다 바치도록 하면서 절구 세 수를 지어 올렸다이날은 바로 춘분(春分날이었다.

 

매화꽃 벙실벙실 산속의 정자를 비춰 주니 梅花粲粲照山亭

흡사 대유와 나부인 듯 눈 아래가 푸르러라 大庾羅浮眼底靑

황혼의 가지에 걸린 달을 유독 좋아하였는데 獨愛黃昏枝上月

남극의 노인성을 지금 또 만나게 되다니요 更逢南極老人星

 

매화가 피려고 설날 전부터 들썩거리더니 梅花意動臘前天

춘분이 되자 청수한 기운 온전히 피워냈네 開到春分秀氣全

하지만 두려워라 도리의 무리에 치일까 봐 却恐不如桃李輩

호기 부리고 부를 뽐내며 권세를 독점할 테니까 爭豪競富盡當權

 

이 매화 나하고 비슷한데 왜냐 하면요 梅花似我問何哉

한 점 티끌 없는 청고함 때문이 아니오라 不爲淸高絶點埃

그저 소년 때 세상 사람 놀라게 하였을 뿐 只取少年驚衆耳

품평을 하자면 실로 똑같이 범재이니까요 在於題品實凡才

 

[-D001] 곡성부(曲城府) : 곡성부원군 염제신(廉悌臣)을 말한다. 

[-D002] 대유(大庾)와 나부(羅浮) : 대유령(大庾嶺)과 나부산(羅浮山)을 말한다()나라 장구령(張九齡)이 대유령에 새 길을 뚫을 때 매화를 심어 매령(梅嶺)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일화가 독사방여기요(讀史方輿紀要)》 강서(江西중험(重險)에 전하고()나라 조사웅(趙師雄)이 나부산의 매화나무 아래에서 잠들었다가 매화 선녀를 꿈에 보았다는 전설이 유종원(柳宗元)의 용성록(龍城錄)에 전한다.

 

[-D003] 황혼의 …… 달 참고로 송()나라의 고사(高士임포(林逋)가 매화를 읊은 시 산원소매(山園小梅)에 맑고 얕은 물에 성긴 그림자 가로 비끼고황혼 녘 달빛 속에 은은한 향기 떠도누나.[疏影橫斜水淸淺 暗香浮動月黃昏]”라는 명구(名句)가 나온다.

 

[-D004] 남극의 노인성(老人星) : 수성(壽星)으로서 보통 노인을 비유할 때 쓰는 말인데염제신에게 보낸 시이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D005] 도리의 무리 복사꽃 오얏꽃처럼 겉만 번지르르한 소인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D006] 그저 …… 범재(凡才)이니까요 소년 시절에 원()나라 제과(制科)에 급제해서 재주를 한번 반짝 보인 목은 자신이나자연 속에서 피어나지 못하고 좁은 화분 속에서 키 작은 매화로 피어난 이 매화나사실은 모두가 변변치 못하다는 뜻의 해학적인 표현이다.

ⓒ 한국고전번역원 이상현 (역) | 2003



둘째 다음 글은 목은이 중시조님의 둘째 아드님이신 동정공 염흥방선조님과 관련된 글입니다.


[출처] 목은시고 [이색 1328-1396] 제28권 시(詩) 62편|작성자 상생

염동정(廉東亭)의 술자리에 초대를 받고 이날 동정이 거문고를 타고홍상(洪相)이 중금(中笒)을 불었다.

 

오랜 병 끝에 아는 것은 그저 배 채울 일만 久病方知口腹謀

누룩 실은 수레만 보아도 입에서 침이 질질 麴車猶費口涎流

벗이 술자리 불러 주니 이 얼마나 다행인고 故人招飮眞多幸

돌아갈 줄도 모른 채 맑은 밤 오래 머물렀네 淸夜忘歸得久留

아직도 귓속에 가득한 북조의 유음이요 北操遺音尙盈耳

모두들 머리 숙인 남양의 급한 피리였네 南陽急管盡低頭

일체가 운명이라고 할 인간의 만나고 헤어짐 人間聚散皆天數

이제부터는 병촉유를 다시 약속들 하십시다 更約從今秉燭游

 

[D-001]누룩 …… 질질 두보(杜甫)의 시 음중팔선가(飮中八仙歌)에 여양왕(汝陽王이진(李璡)은 술을 세 말은 마셔야 조정에 나갔고길에서 누룩을 실은 수레만 보아도 입에서 침을 흘렸다네.[汝陽三斗始朝天 道逢麴車口流涎]”라는 구절이 보인다杜少陵詩集 卷2

[D-002]북조(北操)의 유음(遺音) : 북조는 중국 음악의 곡조라는 말인데동정(東亭염흥방(廉興邦)의 부친인 염제신(廉悌臣)이 원()나라에서 자라나 황제의 총애를 받고 벼슬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인 듯하다.

[D-003]남양(南陽) : 홍씨(洪氏)의 본관이 남양이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D-004]병촉유(秉燭游) : 밤에 촛불을 밝히고 노닌다는 뜻으로덧없는 인생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즐겨 보자는 의미로 흔히 쓰인다고시(古詩)에 사는 나이 백년도 채우지 못하는데항상 천년의 시름을 품고 있도다낮은 짧고 밤이 긴 것이 괴로우니어찌 촛불 손에 잡고 노닐지 않을쏜가.[生年不滿百 常懷千歲憂 晝短苦夜長 何不秉燭游]”라는 구절이 나온다文選 卷29 古詩十九首

ⓒ 한국고전번역원 ┃ 이상현 (┃ 2003원문 원문이미지



셋째 다음 글은 중시조님의 셋째 아드님이신 청강공 염정수선조님과 관련된 글입니다.

      대언은 이때 당시의 청강공 관직을 말함.


[출처] 목은시고 [이색 1328-1396] 제28권 시(詩) 46편|작성자 상생

염 대언(廉代言정수(廷秀) 를 축하하며

 

세 명의 아들 등과하여 일찍 명성을 날렸는데 三子登科早有名

어버이 사랑을 독차지한 건 바로 막내였더라오 愛鍾於季是萱庭

흰머리 날리는 양친 모두 건강하게 계신 이때 高堂鶴髮俱無恙

성대의 용후가 되었으니 세상에 드문 영광이라 盛代龍喉罕比榮

옥수와 같다고나 할까 맑고 깨끗한 그 풍채요 蕭洒風儀同玉樹

푸른 하늘과 가까워라 높고도 높은 금직일세 岧嶢禁直近靑冥

목옹이 얼마나 기쁜지 굳이 물어볼 것 있나 牧翁驚喜何須問

성군을 보좌하는 문생 눈으로 보고 있는걸 眼見門生佐聖明

 

[D-001]세 명의 아들 염제신(廉悌臣)의 아들인 염국보(廉國寶)와 염흥방(廉興邦)과 염정수(廉廷秀)를 말하는데염정수는 그중 막내이다.

[D-002]용후(龍喉) : ()은 임금을 뜻하는 말로 임금을 보좌하는 후설지신(喉舌之臣), 즉 대언(代言)이 되었다는 말이다.

[D-003]푸른 하늘 제왕의 지위를 뜻하는 시어이다.

ⓒ 한국고전번역원 ┃ 이상현 (┃ 2003원문 원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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